1년 넘게 쓰던 경품 에어팟을 버렸다.
2022년, 백엔드 엔지니어로 지금 회사에 입사했다. 새로운 영역에서 배울 것이 많았고, 주어진 과제를 하나씩 해결하는 데 집중했다.
기능을 만들고, 이슈를 해결하고, 다음 스프린트로 넘어갔다. 그 반복 자체는 문제가 아니었다.
문제는 그 사이, 귀를 닫고 있었다는 것이다.
기술적 맥락이나 판단 근거를 동료에게 전달할 때, “전달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전달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코드 리뷰에서, 기술 논의에서, 장애 대응에서 — 머릿속에 있는 것을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풀어내는 데 서툴렀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그 사람의 기준에서 듣는 데 서툴렀다.
자신만의 틀에 갇혀 일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고, 번아웃이 찾아왔다.
여러 고민 끝에 3개월 휴직을 제안드렸다.
번아웃을 단순히 쉬는 것으로 마무리하고 싶지 않았다.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회고하고, 개선해 나가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회사를 다니면서 문서화를 참 싫어했다. 필요한 건 알았지만, 글로 남기는 일 자체가 번거로웠다.
그런데 커뮤니케이션은 머리로 이해한다고 느는 것이 아니었다. 꺼내놓고, 전달해보고, 상대의 반응을 마주해야 조금씩 쌓이는 것이었다.
그래서 블로그를 시작한다. 잘 쓰려는 것이 아니라, 쓰고 내보내는 경험 자체를 쌓기 위해서다.
기술적인 것이든 — 일하며 느낀 것이든 — 내 생각과 경험을 꺼내놓는 연습을 해보려 한다.
“좋은 엔지니어 = 기술을 잘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부족한 정의였다.
내가 아는 것이 팀에 전달되지 않으면, 그 지식은 팀에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다.
좋은 엔지니어는 기술을 잘 아는 사람이 아니라, 그 기술을 팀과 나눌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에어팟을 버렸다. 귀를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소통해보기 위해서다.